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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문한 연포생선구이전문점

category 먓집과 여행 2022. 5. 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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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1년) 4월. 미아역과 수유역 사이에 있는 한 생선구이집에 다녀왔습니다.

2021.04.12 - [먓집과 여행] - 미아-수유 사이, 맛있는 고등어구이를 먹었다 - 연포생선구이 전문점

 

미아-수유 사이, 맛있는 고등어구이를 먹었다 - 연포생선구이 전문점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하러 간다. 미아역을 지나서 SK텔레콤 강북지사건물을 너머 수유역을 가기 전에 방향을 튼다. 센터에 갈 때는 오후 5시를 좀 넘기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7시를 좀 넘긴다.

superepisode.tistory.com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가던 길에 있는 곳이었죠. 배달하는 오토바이/스쿠터/자전거가 저녁 7시 15분 즈음 몰려 있었고, 홀에도 사람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들렀던 곳인데 정말 맛있었고요. 이후로도 계속 운동을 다녔기 때문에 이곳을 자주 스쳐지나갔습니다. 배달이나 홀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었고요.

그러다 최근에 아버지께서 저와 데이트를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어디 맛있는 데를 가자고 하셨습니다. 연포생선구이전문점은 자전거로 가야 그나마 집에서 갈만한 곳인데요. 워낙 저희 집 근처에 먹을만한 데가 적기도 하고, 아버지께서 동태탕이나 생선조림을 좋아하셔서 이곳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갑자기 더워진 요즘 걸어가는 건 싫었는데요. 그래도 '걸어가면서 아버지와 대화할 수 있으니...'라는 마음으로 여기를 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걸어가는 동안 더워 죽는 줄 알았네요.

 

간판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뭔가 있는 곳이다.' 지난 번에도 사실 배달이나 홀 현황이 제일 먼저 들어온 게 아니라 간판이 먼저 눈에 띄었죠. 분명 흰색 배경이었을텐데 어찌하다 먼지가 낀 노란색이 되었는가 ㅋㅋㅋㅋㅋㅋ

저와 아버지가 오후 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요. 사람은 그때도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밖에는 주차된 차 1대와 식사를 마치고 이쑤시개를 쑤시는 아주머니들이 계셨고요.

 

메뉴 가격은 작년보다 대부분 \1,000이 인상되었습니다. 워낙 물가 상승이 심한 시기라 그러려니 하고 있죠. 그런데 맛이 이전처럼 유지되었다면 아까워하실 곳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지난번에 고등어구이를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지요. 말씀드린대로 아버지는 동태탕이나 생선 조림을 좋아하십니다. 최근에는 갈치 조림 얘기를 하셨었지요. 때마침 여기도 갈치조림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종업원에게 갈치 조림과 고등어 조림의 차이를 물어보셨습니다. 고등어 조림에는 김치가 들어가고, 갈치 조림에는 무가 들어간다는 게 주된 차이였습니다. 원래 고등어 조림에 무가 들어가지 않나요? ㅎㅎ 아버지는 갈치와 무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저희는 갈치 조림을 골랐습니다.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어묵이 잘 관리된 것 같았습니다. 마르지 않았고, 코팅도 잘 되어서 부드러웠습니다.

 

샐러드는 제가 좋아하는 메뉴는 아닙니다. 이것도 아버지가 다 드셨죠. 저는 자잘하게 있는 옥수수알이나 건포도를 좋아합니다. 소스 배합이 잘 되어있습니다.

 

총각 김치인지 열무김치인지 제가 요리를 잘 몰라서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요. 잘 익었습니다. 비빔면이나 냉면에 먹으면 정말 딱인 친구였습니다. 아, 반찬을 다 드시면 요청하시면 됩니다.

 

제가 이날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오이소박이입니다. 양념이 미쳤습니다. 오이를 맛있는 양념에 무쳤습니다. 어린이도 먹을 수 있다고 하면 조금 과장일까요? 단 맛이 있어서 술술 넘어갔습니다.

 

호박은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원래 제가 이런 호박 요리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기다렸던 반찬은 지난번에 먹은 식물 줄기였는데요. 고구마 줄기였나? 그거 진짜 대박이었는데... 

 

여기는 밥이 돌솥으로 나옵니다. '돌'은 아닌 것 같지만 일단 돌솥이라 하죠. 밥이 정말 잘 되었습니다. 이게 딱 조림용 밥이라는 건 드시면 아실 겁니다. 구이용으로도 좋습니다. 콩이 조금씩 들어가 있어서 심심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 콩을 싫어해서 안 먹던 제가 변해가긴 하나봅니다. 물론 지금도 콩밥 자체는 싫습니다. ㅎㅎ

 

오늘의 메뉴인 갈치 조림이 나왔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먼저 갈치를 주셨고요. 당신은 무를 먼저 챙겨가셨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걸쭉한 느낌인데요. 탕이 아니니 국물은 적지만 간은 적절합니다.

무 얘기를 했으니 마저 하자면요. 무쳤습니다. 이게 조림 속의 무죠. 무는 이래야 합니다. 무 하나만으로도 밥을 뚝딱 먹을 수 있는 그런 퀄리티여야 한다는 거죠. 정말 맛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갈치 조림이지만요. 사실 저는 갈치를 싫어합니다. 가시가 많아서인데요. 이렇게 말씀드리니 아버지는 고등어도 같은 구조 아니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고등어랑 갈치는 조금 다른 결입니다. 갈치의 가시는 이 생선의 존재 이유를 묻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이날도 갈치는 같은 문제를 드러냈는데요. 그런데 갈치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미친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워도 갈치를 싫어하는 제가 맛봤을 때 맛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양념이 잘 밴 것은 둘째치고, 살 자체가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맛있다는 말을 몇 번이나 쓰는지 모르겠네요.

가시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무와 갈치, 양념이 너무 제 입에 맞았습니다. 게다가 여기에는 감자, 단호박도 들어 있었죠. 아버지가 다 가져가셔서 제가 먹지는 못했지만요 하하.

참고로 갈치는 총 4조각 정도 있는 것 같은데 큰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쩔어요.

 

밥은 이미 무랑 갈치 1조각으로 동난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이전에 솥밥이 왔을 때 미리 뚜껑을 열고 뜨거운 물을 부어두었죠. 이걸 시도할 때가 되었습니다.

인생에 타이밍이라는 게 있잖습니까. 이거 밥 동났을 때가 타이밍입니다. 보통 밥을 먹고 이걸 시도하는 때는 조금 배가 부르는 과정이고, 양념이 입에 배서 조금 텁텁해질 시기입니다. 그런데 국물이 포함된 고소한 밥이 입으로 들어가면 입 속 양념이 청소가 됩니다. 그 후로 다시 갈치 먹으면 달라져요.

 

배불러서 다 먹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사실상 거의 다 먹은 거긴 한데요. 배부른 상태로 계속 넣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누구나처럼 음식 평가를 하시는데요. 맛있다고 연발을 하셨습니다. 다음에는 임연수 구이 먹어보자고도 하셨고요. 저는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구이+고등어 조림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고등어 조림에는 김치가 들어가기 때문에 또 그에 맞는 맛이 날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갈치 조림의 양념이 맛이 있었기 때문에 고등어 조림은 얼마나 맛있을까 기대가 됩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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