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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먹고 싶니?”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리스트를 주셨다.
밥을 먹고 싶었지만 리스트의 식당들은 오늘만큼은 내키지 않았다.
결국 카카오맵에 나온 애월 곽지 근처 가게들을 보다가 이곳으로 정했다. <짬짜미>. 내가 제주 시민이 된 이후부터 자주 지나쳤던 곳이다.

 

어... 담에 또 올 건데 간판 속 사진은 실제와 조금 다릅니다 ㅋㅋㅋㅋ

 

 

짬짜미가 있는 건물은 눈에 띈다. 벽돌이 외관인 건물에 녹슨듯한 문과 창문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간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여기가 어디지?"하고 말하는 사이에 지나가는데 남는 게 없다.

 

그래서인지 예전과 다르게 측면 간판이 있는 것 같다.

중. 국. 집.

이래야 좀 가시성이 생겨서 "어?"하고 순간기억에 메모된다.

 

가게 내부

 

가게 내부는 나무로 레트로 느낌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소품으로 있는 판자들의 타이포그래피나, 브라운관tv 등은 그걸 경험한 세대인 나에게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었다.

 

난 이 잔이 마음에 들었다. 문양이나 모양이.

 

메뉴판을 못 찍었다. 

위에가 식사류, 아래가 코스요리다.

새로운 곳에서는 기본을 먼저 먹는 나는 해물유니짜장을, 아버지는 마파두부밥을 시키셨다.

안타깝게도 마파두부밥은 주문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날만 그런건지는 재방문 때 알아봐야겠다. 밥이 없으면 좀 섭섭한데...

그 대신에 해물짬뽕을 시켰다.

해물유니짜장이 8000원, 해물 짬뽕이 9000원 등으로 가격 자체만 보면 비싸다는 느낌을 먼저 받는다. 하지만 유니짜장은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이며, 해물이 붙은 것은 어떤 해물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 짬짜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는 생각의 배려를 낳아 우리를 인도했다.

 

해물짬뽕과 해물유니짜장

음식은 차례로 나왔다. 두 음식 사이에 텀은 그리 길지 않았다.

나와 아버지는 서로의 것을 니것내것 없이 먹을 것이기에 중요했다.

 

밑반찬

양파, 단무지, 깍두기, 춘장.

단무지가 반달 모양이 아니라 먹기에 편했다. 질기지도 않았고 너무 짜지도 않았다.

양파는 채썰어졌는데, 나는 이 모양이 먹기에 더 편하다. 내가 요리할 때도 자주 채썰어 먹는다.

깍두기는 조금 매워서 아쉬웠다.

 

해물유니짜장

본격적인 짜장파이기에 해물유니짜장부터 젓가락이 향했다.

해물짬뽕도 마찬가지였지만 짬짜미의 면은 일반 면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까 메뉴에도 작게 써져있는데, 이곳의 면은 톳이 들어간 톳면이다. 그래서 좀 더 식감이 좋았다.

해물유니짜장의 소스 자체는 짜고 간장 맛이 잘 느껴졌다. 그렇지만 면을 비벼 먹으면 딱이었다.

 

해물짜장

해물짬뽕엔 여러 홍합과 큰 오징어, 반으로 잘라진 게 등이 들어있었다. 국물은 아버지 입에는 덜짜서 애매했고, 내 입에는 좋았다. 짠 음식을 자주 먹지만 나는 제정신인 상태에서는 덜 짠 음식을 선호한다. 그래서 국물은 나의 것이 되었다.

 

통오징어를 7등분했는데 이리 토실했다. 쫄깃쫄깃.

 

 

아버지는 많이 드셨다며 내게 뒤를 부탁하셨다. 나는 최대한 맛을 놓치지 않고 먹었다. 이후에 유니짜장의 소스가 좀 남았어서 공기밥을 시켰다. 짜장과 짬뽕에 조금씩 비비거나 말아서 먹었다. 유니짜장에 비벼 먹은 밥이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문을 열고 나왔다. 다음에 와서 탕수육을 시킬 것인가? 아마 그럴 것 같다. 기왕이면 마파두부밥이 되면 좋겠다.

이곳은 애월 한담 카페들에서 조금 가면 나온다. 나는 전에 걸어서 그 카페들을 지나 이곳을 지나서 갔었다. 걸어서는 더운 여름에는 조금 멀다고 느낄 수 있겠다. 그래도 괜찮은 집이니 꼭 들러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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