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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발견한 건 지난번 연포생선구이 포스팅 때와 같았다. 운동하러 자전거로 오가는 길에 보게 된 외관. 그것은 주변 것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니 “오늘 식당”이란 이름의 일본 가정식 식당이란다.


미아사거리역에서 가까운 우리 집에서 좀 가야하는 거리였지만, 시도할 이유는 하나로 충분했다. 바로 우리 동네에는 일본 가정식 집이 없기 때문이다. 초밥집은 조금 있어서 이용해왔는데, 사케동이나 규동 같은 덮밥류를 파는 곳은 아직 없다. 그렇기에 이곳을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이 컸다.

오늘 식당의 영업시간


위치는 정말 애매한 곳에 있다. 그나마 미아역이 아닌 미아사거리역에 가까운 편이다. 대중교통은 그나마 도봉세무서 정류장이 가깝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운동하는 날에 가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도 눈에 띄는 대조


나는 총 세 번을 방문했다. 처음엔 두 번 갈만한 곳인지를 알기 위해, 두세 번째는 시도해보고픈 메뉴를 먹기 위해서였다. 네 번째 방문도 염두에 두고는 있다. 하지만 궁금했던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졌다. 다시 도전 욕구가 솟는다면 가보겠지.


외관은 주변 가게와 차별화되어 있다. 주로 외관이 빨간 별돌로 된 건물이 많은데, 요기는 흰색 건물이다. 좌우로나 주변을 보면 동네 상업지역 정도로 여겨질 법하다. 세탁소, 인테리어집, 식당, 화물창고 등이 있다. 그런 환경 속에 깔끔한 흰색 벽과 짙은 파랑의 천막으로 된 식당이다.

일단 내 취향을 말하자면, 나는 일본식 음식을 좋아한다. 낫또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돈만 있다면 매일 먹고 싶을 정도다. 여기서 "돈만 있다면"이 중요하다. 이는 "가성비가 낮다"는 쪽과 연결된다. 가격이 양에 비해 비싸거나, 양이 가격에 비해 적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을 세울 때 사치를 부리는 생각으로 매 방문마다 13,000원 전후로 주문하기로 했다. 혼밥을 하지 않았다면 1인당 만 원대로 떨어졌을 테다.

 

첫 방문 - 사케동+새우튀김

첫 번째 방문은 21년 11월 말에 했다. 혹시나 이 포스팅의 앞만 짧게 보고 끄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바로 다음달인 12월에 가격을 500원씩 인상했다. 즉, 첫 방문 때는 현재보다 500원이 싼 가격으로 먹었다는 의미다. 변경 전 메뉴판과 변경 후 메뉴판을 첨부한다. 며칠 후 두 번째 방문을 갔다가 갑자기 오른 500원에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왼) 인상 전, (오) 인상 후

예산 한계치인 13,000원을 고려해 첫 방문에는 사케동과 새우튀김을 주문했다. 원래라면 기본 메뉴인 가츠동을 고르고 사이드를 하나 골랐을 테다. 앞서 말했든 매번 운동 후에 갔는데, 이날은 연어가 땡겨서 사케동을 메인으로 시켰다. 가격에 맞게 사이드는 새우 튀김으로 시켰다.

창가자리에 앉았다. 기본 제공 미소와 덮밥 먹는 법.

사케동은 적절했다. 처음 사케동을 먹었을 때의 놀라움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무난 혹은 무난 이상으로 느껴졌다. 연어가 싱싱했고, 적절히 탱탱했다. 밥은 덮밥용으로 잘 만든 것 같았다. 사케동에서 연어 한 점당 밥을 많이 먹어서 연어가 남았었다. 밥과 소스가 리필 가능했지만, 그냥 연어만 먹었다.

새우튀김은 2조각이었다. 소스는 차치하고, 우측 상단에 살짝 무친 상추

가 좋았다. 사케동은 와사비로, 새우 튀김은 상추 무침으로 기름진 맛을 중화하면 된다. 아, 참고로 김치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새우튀김 2pc. 굵지는 않다.

 

두 번째 방문 - 가츠동+가라아게

이곳에 두 번째 왔을 때는 첫 방문 후 1주 뒤였다. 11월에서 12월로 넘어갔던 때다. 가격 변동이 날 놀라게 했던 점은 앞에서 설명했다. 이날 나는 가츠동과 가라아게를 주문했다. 원래 첫 날에 주문했어야 할 메뉴였다. 때마침 이날 운동하면서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에 고기류 메뉴로 구성했다.

가츠동을 맛있게 먹었다. 운동 후라는 버프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일본식 가정식의 기본 메뉴인 가츠동이기에 냉정한 평가가 필요했다. 가츠 고기가 잘 조리된 것 같았다. 이날 밥은 지난 번과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아주 미세한 차이 같지만 이때가 더 좋았다고 기억한다. 소스도 단짠이 적절했다.

잘 튀겼는데, 사이즈가 아쉽

가라아게는 6조각으로 나온다. 아쉽게도 막 두꺼운 류는 아니다. 예전 회사 근처 라멘집에서 먹은 가라아게가 더 나았다. 튀기는 건 괜찮았다고 본다. 그저 사이즈가 비교적 작았어서 아쉬움을 느꼈다. 인트로의 가성비를 떠올리자.

 

세 번째 방문 - 오늘짬뽕(밥 말아먹기)

세 번째 방문에는 무조건 이곳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오늘짬뽕"을 먹으려고 했다. 이 메뉴는 한 테이블 당 1그릇 밖에 주문하지 못한다. 애초에 그릇 사이즈가 어마어마한 것을 이전 방문에서 확인했었다. 3인 2메뉴+사이드를 시킬 때 "오늘짬뽕"을 2메뉴 중 하나로 넣는 것이 베스트인 것 같다.

이날 방문은 1월 말이었다. 추웠던 주간이었기에 국물 요리가 적절했다. 사람들이 적은 1시 이후를 노려 방문했다. 기존 방문에서는 2팀 이상이 있었다. 이때는 혼밥을 하시는 1명만 계셨다.

재료가 듬뿍

"오늘짬뽕"의 그릇을 거대했다. 첫 시도에는 밥을 말아먹으려고 했는데, 만약 보편적인 위를 지닌 분이라면 밥은 약간 애매할 수도 있겠다. 내용물은 숙주, 고기, 꽃게, 오뎅 등 여러 재료가 들어갔다. 면은 라멘식 면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면의 양은 적절했다. 면이 많은 것보다 야채가 많은 걸 난 더 선호한다. 국물은 시원했고, 아주 약간 매콤했다. 고추만 잘 피하고 빼서 먹는다면 매운 걸 잘 못드시는 분도 드시지 않을까 싶다. 걱정되면 미리 얘기하시고.

밥은 남기지 않을 정도의 양만 요청드리자

사이즈 덕분에 사이드를 시키지 않았다. 그저 말아먹기 위한 밥을 요청했다. 밥은 국밥에 맞는 식감이었다. 아주 약간만 꼬들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보편적이지는 않았을 테다. 밥을 요청할 때 밥그릇의 반 정도만 달라고 부탁드렸다. 밥을 남기는 것은 좋지 않다.

건데기를 다 먹지 않은 상태에서 밥을 넣었다. 그래야 밥의 식감만 느끼는 걸 피할 수 있다. 밥을 주문하기 전에도 조금 배부른 상태였는데 밥을 먹고나니 한 그릇으로 요청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겼다. 난 말아먹는 것보다 면으로 먹는 게 더 나았다고 본다.

 

결론

5팀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

원래 4번째로 방문을 한다면 "아나고동"이나 "사케타코와사비동" 또는 "명란소고기덮밥"을 주문하려고 했다. 일단 일식집이면 장어덮밥을 가츠동과 더불어 잘 해야 한다는 내 기준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장어를 제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방문은 조금 미루어질 것 같다. 11~1월까지 세 달 연속으로 일본식 가정식을 먹었다는 점에서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물론 2월에 갔던 초밥 부페 때문에 퇴치된 게 큰 원인이라고 본다.

3번의 방문을 통해 동네에 유일하게 있는 이 일본식 가정식집은 충분히 갈만하다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물론 아직도 내겐 일본식 가정식이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 차라리 몇 첩의 반찬이 더 나오는 백반집이 어떤 때는 더 좋다고 본다. 그럼에도 "오늘식당"은 간간히 땡기는 가츠동이나 여러~동을 적절히 만족시켜주는 집이다. 강추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번 방문해보고 생각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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