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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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책이었습니다. 부드러운 어조를 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저자가 독자를 대하는 태도가 온화한 선배 같아서인 게 더 크지 않았나 싶어요.
저자는 공격과 폭력의 선에서 먼 위치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이런 글일수록 머리말을 주의 깊게 보는데요. 독서를 통한 저자와의 소통에서 제게 중요한 점인 영향력/신뢰가 내용의 그럴듯함이 아니라 의도에서 나타나기 때문이지요. 물론 의도에 합당한 방식도 중요하고요.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단순히 한 가지 기억나는 걸 꼽자면 저는 “경험을 위해 투자하라"는 말을 들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장착한 기본기일 듯하지만 저는 투자에 매우 인색한 사람이거든요. 경제적인 상황과 더불어 홀로 상상하며 경험의 폭을 한계짓는 습관이 제 생각과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죠.
저는 그 내용에만 집중해서 많은 경험을 사고 있습니다. ‘무슨 독서모임에 돈을 그렇게 쓰냐?’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있고요. 음식이 주였던 제 오픈마켓 주문 내역에는 왠지 재료원가가 만 원도 안 되는 몇 만 원짜리 디지털 시계 등이 자리 잡았지요.
전에는 ‘차라리 그런거 살 바예야 모아서 더 영원한 걸 사지’라며 휙휙 넘어갔을텐데… 요즘 제 작은 발걸음은 신기해 보입니다. 아, 물론 지금은 너무 많이 써서 따릉이라는 월정액 자전거로 버스를 대체했지요. 경험에의 투자도 영점 조절이 필요한가 봅니다.
많은 것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또 그 사실을 인정해나가는 시대에서, 직함이 마케터가 아니라도 자신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 모두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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