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겐조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그는 최근 유학길에서 돌아왔다.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살면서 하녀 한 명을 데리고 있다. 형편이 좋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있던 물건도 팔거나 저당을 받아 살아간다. 겐조에게도, 장부를 관리하는 아내에게도 이 현실은 위태위태하다.
겐조는 아내와 늘 긴장상태에 있다. 돈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사사건건이, 일상이 갈등 자체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겐조가 자녀와 아내를 존중하며 챙기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겐조의 태도를 논리적이고 권위적이지만 알맹이가 없는 텅빈 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여겼다. 그녀는 겐조를 몰인정하고 고집이 세고 집요한 사람으로 보았다. 작은 모래가 큰 해변을 이루듯이 아내의 불만과 서러움은 최종적으로 겐조와 장인 사이가 나빠지면서 터진다.
겐조는 본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내적 갈등을 겪는다. 자신보다 더 가난한 공무원인 형은 게으름뱅이에 단기적 시야만 가지고 있다. 지나치게 고지식하고 도리를 중요시하는 누나는 의심이 많고 경제적으로 겐조에게 의존한다. 매형은 제멋대로이고 무책임하면서 남 위에 올라서고 싶어하는 속물이다. 아내와의 마찰은 밖으로 드러나기라도 했지 본가와의 문제는 겐조가 혼자서 조용히 판단하고 어려워하는 상황이다.
겐조는 현재의 문제와 그 원인을 알고 있다. 다만 고치지 않는다.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이 책의 감초이자 분량 상 절반을 차지하는 그의 과거 때문이다.
어느날 겐조는 자신의 양아버지 시마다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지나친다. 3세 때 그의 양자가 되어 8세가 될 즈음 겐조는 서약서와 일종의 보상을 조건으로 원래 가문으로 호적을 옮겼다. 그렇지만 이미 끝난 인연이라 여겼던 사람을 만나자 겐조는 염려한다. 양아버지 시마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시절의 자신의 삶이 어땠는지 기억하기 때문이다.
겐조가 기억하는 시마다는 돈을 밝히는 사람이었다. 동시에 시마다는 인색한 사람이었다. 초가 아깝다고 손톱에 불을 붙일 정도였다. 물건이 망가지면 반드시 직접 고쳐야만 하는 사람이었기에 겐조는 시마다가 “손에 쥔 1전짜리 동전이 시간이나 노력보다 훨씬 소중”하게 여긴다고 생각했다.
시마다의 지나친 금전적 추구는 한 사건에서 극적으로 나타난다. 8세 이후 겐조를 데려간 생가에서 시마다와 인연을 끊으려고 돈과 증서를 두고 했다. 일은 마무리되어 겐조의 호적이 원래대로 돌아가는가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시마다는 겐조의 호적을 돌려놓지 않은 채 자신을 호주로 고쳐 그의 인감으로 돈을 빌려다녔다. 시마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건방진 사람으로 여겼다.
또 겐조는 얼마 전 한때 자신의 양어머니였던 오쓰네에게 편지를 받았다. 오쓰네는 시마다와 마찬가지로 이익을 위해 살았다. 이익이 있을 것 같으면 그녀는 곧바로 눈물을 흘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녀는 말주변이 좋고 거짓말을 잘했다.
오쓰네에 대한 기억 중 하나는 그녀의 이중성과 속물근성을 잘 보여준다. 그녀가 A라는 여자에 대한 험담을 하던 중에 A가 들어왔다. 그러자 오쓰네는 때마침 A를 칭찬하고 있었다며 호호호호 대화를 이어갔다. 겐조가 그녀가 거짓말하고 있음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자 A가 돌아간 뒤 오쓰네는 크게 화를 냈다. 겐조의 마음에서는 그녀에 대한 혐오가 나라났다.
교활한 이 부부는 서로 간의 관계가 매우 나빴다. 그들은 각자의 존재감과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해 겐조를 사이에 두고 으르렁거린다. 돈을 밝히는 시마다는 겐조에게 어떤 것이든 사주었다. 오쓰네는 “너를 키운 사람은 바로 나야”, 시마다는 네 원수야”라고 말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둘 다 틈만 나면 겐조의 마음에 자기를 두기 위해, 그를 소유하기 위해 상대의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 결국 시마다와 오쓰네는 이혼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겐조라도 두 사람을 혐오하며 그들과 관계되지 않으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소설은 겐조의 현재와 과거를 동등하고 균형있게 교차시킨다. 그러다 겐조의 기억 속 과거인물인 시마다와 오쓰네가 현재로 침입하면서 겐조의 현재는 난장판이 된다. 바로 시마다와 오쓰네가 각각 겐조의 집에 정기적으로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겐조는 이들의 방문 목적을 눈치채고 있었다. 이들은 겐조에게서 돈을 받기 위해 선량한 탈을 쓰고 온 것이다. 그렇지만 이 문제도 겐조는 아는 것과 선택을 일치시키지 못했다. 조금씩 견제를 하면서도 두 사람이 계속 방문하도록 여지를 남겼다. 아내는 이런 모습을 꼬집었고, 부부갈등이 시작되었다. 악순환이었다.
소설은 겐조의 큰 결심으로 변한 현실을 가리키지 않는다. 겐조는 시마다와 오쓰네가 노골적으로 흉악한 목적을 드러냈을 때에서야 거절의사를 표현한다. 이제 곧 성공이다 싶어서 예전처럼 반말로 어조를 고친 시마다는 분해서 돌아간다. 그리고 최후의 한 수로 사람을 보내 호적을 원래대로 돌릴 때 썼던 문서를 100엔에 파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오쓰네는 비교적 점잖게 돌아간다. 그녀는 이후로 발걸음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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