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날이 아직 추운 3월 초였다. 6개월만에 제주에 내려왔지만, 형님(누나의 남편)의 운전을 돕느라 개인시간이 없었다. 마지막 날 즈음이 되어서야 시간이 났다. 카페에 가고 싶었다.

매번 머물렀던 곳에서 항상 빠짐없이 갔던 카페는 퍼시몬이었다. 걸어서만 가도 금방이었고, 분위기도 좋은 곳이다. 오늘의 일정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저기 위에 카페 하나 생겼는데 한번 가볼려면 가봐"라고 반응하셨다. 사람이라는 게 피곤한 때 관성이 심하게 작용한다. 내 마음도 '아 오랜만에 왔는데...'하면서 고민을 했다. 새로운 걸 좋아하는 여행가로서의 마음이 조금 더 작용했다.

 

 

제주로 내려갈 때마다 난 이곳을 들른다~ “카페 퍼시몬”

유수암 근처. 장전초등학교에서 주욱 올라오면 삼거리가 있다. 여기서 우측 길로 올라가면 은근히 핫스팟이라고 부르는 가게가 둘 있다. 하나는 연어집이고, 다른 하나는 카페다. 연어집은 제주

superepisode.tistory.com

 

부모님께서 말씀하신 카페는 마노앤디또였다. 로스팅, 베이커리, 핸드드립에다가 파티할 공간이 되나보다. 거리는 딱 숙소부터 퍼시몬까지의 거리보다 살짝 먼 정도였다. 참고로 바로 옆 건물은 애월연어 본점이다.

 

영업시간: 오전 11:00 ~ 오후 8:00

 

주차는 도로 옆에 적절한 공간에 하면 된다. 건물 뒤에도 공간이 있던 것 같다. 2층을 예배나 강의 등으로 쓴다 했던가. 중산간에 위치해서 여러 사람이 오려면 차가 있어야 하니 주차장은 충분한 것 같다. 옆에 있는 애월연어와 비슷한 형식이다.

 

마노앤디또는 건물 3층에 있다. 잘못 알고 '다 왔구나...'하고 고개를 들어올렸을 때 그제서야 간판과 계단을 봤을 때의 느낌. 느끼실 수 있을 테다.

 

진심을 담는다

 

다 올라왔다. 사실 1층에서 2층까지는 계단식이 아니라서 별 느낌은 없다. 2층에서 3층만 계단으로 올라가면 된다. 올라가면 그림이 나를 맞이한다.

 

그 옆에는 마노앤디또가 추구하는 가치가 담긴 글이 있다. 어떤 원두를 쓰는지, 동물복지우유를 사용한다는 점, 베이커리는 어떻게 제공되는지 등등이 담겨 있다. 예전에는 이런 가치들을 보면서 '좋구만!'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의 풍파를 조금 맞아서일까... 요즘은 표리부동의 정도가 심하지만 않는다면 그러려니 하며 감탄을 절제한다. 그렇더라도 추구하는 가치가 건강하다면 존중받아 마땅하다.

다음은 공간을 담은 사진이다. 티스토리는 적어도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는 사진을 묶어두면 보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낱장으로 두겠다.

굿즈 공간과 카운터

 

널찍이 떨어진 싱글 및 멀티 자리

 

입구를 바라보는 곳(내가 앉음)

 

바깥 풍경. 뷰가 적절히 시원하다.

 

창밖의 공간
아래에도 공간이 있다.

 

마실 것으로는 다양한 메뉴가 있다. 에이드, 티(+블렌딩), 주스, 키즈메뉴, 커피, 논-커피, 핸드드립 등이 있다.

 

이날 나는 복라떼를 주문했다. 요즘엔 아메리카노보다는 라떼가 부드러워서 좋더라. 대학생 조교 시절에 교수님께서 매일 라떼를 주문하셔서 그 성을 따라 O라떼라고 불렀다. 그때는 '왜 라떼를 마시지? 본연의 맛인 에스프레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메리카노가 낫잖아?'라고 여겼다. 시간이 흐르니 변했다. 아직도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긴 하지만, 라떼를 조금 더 좋아한다. 메뉴에 핸드드립도 있었지만 커피애호가까지는 아니니 무난한 라떼를 선택했다.

 

난 핸드드립은 잘 모르겠더라

 

 

주문할 때 제주도민이 있으면 10% 싸게 받을 수 있다. (참고로 나 자신이 제주도민이라 10% 할인 받음). 제로페이나 제주도에서 쓰는 탐나는 전도 쓸 수 있다. 뭐 탐나는 전이 예전과 같지 않아서 메리트가 있을지는 미지수.

앞서 말했듯이 마노앤디또에서는 베이커리도 다룬다. 맛있어 보였다. 다만 단체로 오지 않는 이상 나는 카페에서 제과를 자주 주문하지는 않는다. 이것도 낱장으로 두어본다.

 

 

카운터 반대편에는 구매가능한 원두가 놓여 있다.

 

주문한 "복라떼"가 나왔다. 여유롭게 공간을 즐기다 나갈 것이라서 매장컵으로 주문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나는 저 쟁반이 일단 좋았다. 부드럽게 가공된 나무라 그런 듯 하다. 

 

커피 맛은 괜찮았다. 만족. 사실 요즘 스타벅스에 갈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카누를 마셨다. 당연하지만 카누와는 맛의 차이가 상당히 나더라. 비교 자체가 미안한데 최근에 마신 게 그래서 어쩔 수가 없다. 원두가 뭔지 궁금해졌다.

 

내가 갔던 시각은 사람이 많지 않은 때였다. 사람 수에 상관없이 종종 3-4인석에 앉기도 하는데, 이날은 1인석에 앉았다. 그냥 동그랗게 뚫린 벽을 동그란 탁자 쪽에서 보고싶었을 뿐.

 

마지막으로 화장실. 깔끔했다. 관리를 비교적 잘 하는 것 같다. 손을 씻는 곳도 괜찮았다. 보통 화장실에 있는 거울처럼 크고 다같이 보는 게 아니라 더 좋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