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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손밥집은 제주한달살기 중에 혼자서 가장 처음 방문한 식당이다. 한달살기 숙소를 공사하시는 부모님이 매일 숙소에 계시기 때문에 혼자 외식을 할 기회가 없었다. 때마침 자유가 생겼기에 모험가 기질이 큰 나는 바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엄마손밥집인지 엄마손집밥인지 상호명은 네이버지도도 모른다.)

 

그냥 큰맘할매순대국 옆으로 가면 된다.

엄마손밥집은 금빛신협에서 세븐일레븐 쪽으로 향하면 바로 나온다. 옆에 위치한 식당인 프랜차이즈 큰맘할매순대국과는 달리 간판이 명확하지 않기에 찾기 애매할 수 있다. 단순하게 큰맘할매순대국 바로 옆에 있다고 보면 된다. 엄마손밥집 옆에는 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차를 가져오셔도 될 듯하다.

 

 

엄마손집밥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단순하게 줄여보자면 검색 및 스캔 중에 가장 서민적이면서 너무 지역적이지 않은, 그런 평범함에 있다. 물론 반찬의 양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사람이 매우 많았다. 오후 1시가 좀 넘었었는데도 그랬다. 종업원이 식사를 다 마친 4인석을 정리 중이었다. ‘홀로 4인석을 차지하면 이런 작은 식당에 좋지 않을 듯?’이라고 생각하고 문을 닫고 나왔는데 종업원이 나를 불러주었다. 걱정하지 말고 들어와서 먹으라는 의미였다.

식사는 바로 준비가 되었다. 메뉴는 단순하게 정식이었다. 가격은 8,000원. 순식간에 차려진 그릇들. 장과 새우젓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하고 많았다.



깔끔했던 국

국은 기본 무국에 돼지뼈가 있는 국이었다. 무의 시원함이 아주 좋았다. 돼지뼈에는 살이 통통하지는 않아도 적당하게 붙어있었다. 두부도 같이 들어있었는데 말랑말랑해서 혀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시장 느낌의 고기에서 인간미가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시장에 가면 볼 수 있는 돼지고기와 비슷했다. 머릿고기, 귀, 수육용 부위 등 다양했다. 순대국밥을 좋아하지만 수육은 좋아하지 않는 내게 이 고기들은 양이 넉넉했던 것은 물론, 맛있었다. 앞서 얘기했듯 시장에서 볼 수 있기에 미치도록 다시 찾고 싶은 맛은 아니다. 그래도 족발의 콜라겐 부분(?=껍질)까지 붙어 있는 고기여서 쫀득함이 좋았다. 같이 주신 새우젓에 찍어먹거나 새우젓을 올려 먹으면 아주 좋다.

 

오징어젓과 멸치는 평범했다. 둘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반찬인데 밥도둑일 정도로 적은 양으로도 식사를 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오징어젓을 고를 것이다. 멸치는 솔직하게 말하면 우리 어머니께서 더 잘 만드신다. 멸치 속 깨알 새우.. 브라보다.

 

나는 계란말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과는 보통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맛있게 다 먹었다. 엄청난 맛은 아니었다. 그냥 집맛이 느껴진 정도다.

 

이 김치는 볶음 김치다. 볶지 않은 배추김치도 같이 주신다. 배추로 배를 다 채우는 줄 알았다. 김치를 살짝 볶으신 정도다. 김치볶음밥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40%정도인 상태? 적당하다.

 

찍기 전에 먹어버렸다...

고등어조림이 나왔다. 고등어 1조각과 무 1조각이다. 잘 조리하셨다. 크기가 큰 무 조각인데도 속이 잘 익었다. 고등어도 괜찮았다.

 

한 명 왔는데 양이 너무 많았다...

콩나물은 원래 잘 먹지 않는 반찬이다. 이날 너무 많이 주셨다. 덜어달라고 하려다가 삼갔다. 그래도 다 먹었다. 짜지 않게 만든 평범한 맛이었다.
고추와 다른 메뉴는 따로 찍지는 않았지만 여기만 특별할 메뉴는 아니기에 패스.



아까 말한대로 내가 식사를 하던 시간은 1시가 조금 넘은 때였다.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었다. 이곳의 주방은 오픈된 주방, 정확히는 테이블이 주방을 감싸는데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곳이다. 주방의 어머님은 시시때때로 내 식탁의 수저질과 그릇의 상태를 체크하셨다. 마치 운전할 때 백미러, 사이드미러를 꾸준히 보는 것처럼. 마치 게임에서 미니맵을 순식간에 바라보고 다시 눈을 돌리는 것처럼. 최대한 배불리 먹기를 바라는 마음이 눈길에서 느껴졌다.

한달살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보자면 곽지해수욕장에서 집밥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엄마손집밥이 괜찮을 듯 하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곽지할인마트 주변의 음식점들은 여행객들이 원래 거주하던 동네에서 먹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지역주민들, 특히 작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출입하신다. 관광객용 음식이나 분위기 내려는 음식을 잠시 내려놓고자 한다면 이곳에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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