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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고을은 맛집이다.

이날 부모님과 제주시 삼양동에 볼 일이 있었다.
점심시간이 다 되었을즈음에 식당을 검색했고 고등어조림을 먹기 위해 <은빛고을>로 향했다.
어머니는 아침을 많이 먹어 먹을 생각이 없으시다고 하셨기에 솔로플레이를 하셨다.

 

만석이었다. 빠르게 치워주셨다.

아버지와 내가 도착했을 즈음의 식당은 만석이었다.
정확히는 두 자리가 아직 그릇이 치워져있지 않은 상태였다.
두 명이서 운영을 하고 계시는데, 찬이 많고 후하게 주셔서 그런지 쉴 틈이 없으셨다.
(참고로 주차장은 정말 알아서 잘 찾아야 한다.)

 

모든 메뉴는 2인 이상이기에 혼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





오후 5시 이후로 포장주문을 받는다는데 사실은 모른다.
원산지는 기본으로 써야한다.

은빛고을에는 공식 메뉴가 많지 않다. 정확하게는 적다.
식당 외벽의 유리나 간판에 적혀져 있는 메뉴가 여럿 있지만 현재 하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점심 때 자리에 앉으면 무조건 메뉴는 은빛고을정식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그렇게 주신다.
고등어구이는 사전에 연락해두어야 물에 넣으시는 듯하다.

 

차려지는 정식 밥상

서빙하시는 아주머니께서 그릇의 알아서 위치를 잡으신다.
괜히 스스로 건드릴 필요가 없다. 다 큰 뜻이 있어서다.

반찬은 맘껏 리필해 먹자.

정식이 인원수에 맞게 전부 나오면 이렇게 된다. 정식에 맞는 첩들의 수다.
첫눈에 보면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을 수도 있다.

 

시원하고 적당히 칼칼했던 콩나물김칫국

이날의 국은 콩나물김칫국이었다. 콩나물의 비린내를 잘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맵지 않으면서 칼칼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걸 잘 이뤄낸 국이었다.

 

묵이 미쳤다.

묵은 내가 평소에는 좋아하지 않는 메뉴다. 그나마 직접 묵을 만드시던 외할머니를 생각할 때나, 시원함을 얻기 위해 묵사발을 먹을 때 정도가 내 입에 들어가는 경우다. 묵 자체도 잘 만들어야 하는 데다가 공기에 노출된 흔적이 적어야하고 양념이 적당히 잘 배어 있어야 내가 생각할 때 베스트다. 이날 나는 묵을 한번 더 리필해서 먹었다.

 

무채도 맛있었다.

무채. 보통 내가 여행가의 마인드로 식객이 되지 않는 이상 손이 잘 안 가는 메뉴다. 그렇지만 아주 적절한 간과 식감으로 마음속 오케이를 불렀다.

 

김치는 무난&괜찮

나는 평소에 식당에 가면 김치를 먼저 먹어본다. 김치의 맛과 메인 메뉴의 맛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첫인상을 형성하는 주된 반찬 중 하나다. 이날은 다른 반찬들이 너무 맛있어서 김치의 순서가 최후방으로 밀려났었다. 무난하면서 괜찮은 맛이었다.

 

정식이니 고등어조림이 꽉 찬 냄비에 나오지는 않는다.

메인 메뉴 중 하나인 고등어조림이다. 아버지께서는 고등어조림 자체를 먹고싶어 하셨던 것 같았다. 그런 관점에서 고등어 덩이 수가 2덩이였던 점음 아쉽다. 그렇지만 고등어의 익힘과 간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도 고등어조림의 별미는 무다. 고등어가 간이 잘 배어 있으니 무는 말할 것도 없었다. 다른 반찬이 맛이 없었다면 요 냄비에 밥을 비벼먹었을 테다.

 

제육볶음

메인 메뉴 중 나머지인 제육볶음이다. 무난한 맛이었고 맵지 않았다. 비계에는 오겹살처럼 껍질이 있으니 알아서 드시면 된다.

제육볶음과 쌈&장의 조합이 무시무시했다.

제육볶음의 무난한 맛을 업그레이드하는 도구가 이 두 가지다. 상추가 매우 신선했다. 참고로 상추를 다 먹으면 더 부탁드리면 된다. 상추에 제육과 밥을 얹어서 요 장을 얹어서 먹으면 미칠 지경이다. 요 장이 약간 압도적인 아우라가 살짝 있는 듯하다. 제육볶음이 온달이라면 상추와 장은 평강공주다.

고사리가 부드러웠다.

고사리. 아버지와 나는 고사리를 무척 좋아한다. 이것도 한번 더 리필해서 먹었다. 고사리 중에서 약간 마른 것들이 있으면 짜증나는데 정말 잘 데치신 것 같았다.

 

특색있는 반찬

요 메뉴는 내가 제일 좋아했던 음식이다. 마늘종과 멸치의 조합은 질리지 않은데, 이 양념이 크리티컬하다. 고추기름식으로 참기름과 고추가루를 마늘종과 멸치와 합친 거다. 내가 술을 좋아했으면 이거 세 번 리필 해먹는다. 글 쓰는 지금도 ‘하아’하면서 고개를 위로 젖힌다.

 

그나마 이게 워스트?

이걸 명엽채라고 하나? 사실 이건 우리 어머니가 제일 잘 만드신다. 은빛고을에서 가장 아쉬웠던 반찬이 바로 이거다. 전분맛을 가리지 못한채 고추장의 오리지널한 향이 났다.

 

진짜 역할이 있단다.

샐러드. 마카로니, 오이, 당근, 옥수수 정도 들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이나 당근이 호불호가 갈리는 재료라는 점에서 자의적 판단하시면 되겠다. 이 친구의 진짜 역할에 대해서는 곧 설명이 있을 것이다.

 

무침은 이렇게!

아마 청경채가 맞겠지? 아직 내게 익숙하지 않은 야채다. 그래서 가장 마지막에 먹기로 했다. 적당한 맛.

 

조밥

밥은 조가 들어가있었는데 너무 맛있다할 정도의 신선도까지는 아니다.

 

음식 간 균형이 아주 좋았다.

전체 사진을 다시 보자. 고추장이나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약하든 강하든 매움 쪽에 있는 메뉴가 7개다. 맵지 않은 메뉴가 5개 정도다. 이 비율을 보면 중화작용을 위한 밸런스가 잘 갖춰졌다고 보시면 된다. 무채, 샐러드, 고사리, 청경채는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나머지 메뉴를 잘 다독이는 역할을 한다. 나머지 메뉴 중에도 맵기 보다는 고춧가루가 들어 있는 정도의 것도 있으니 은빛고을 정식의 균형은 아주 좋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반찬을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아주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제주의 삼양 지역으로 가실 일이 있다면 꼭 드셔보시길 바라고, 후기를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영업시간 확인하세요.

은빛고을의 영업시간은 다음과 같다.
오전 11시-오후 2시 30분
오후 5시-저녁 8시 30분
시간을 잘 맞춰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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