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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요약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s://youtu.be/TBiDesC8mbA

 

 

ⓒ책마왕

 

 

출퇴근길에 내가 하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책을 읽는 것, 다른 하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후자를 하다 보면 재미있으면서 뭔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장면을 보곤 한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무선이동통신이 탄생한 시점부터-기기만 달랐지-자주 봐왔던 장면인데도 안타까운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이유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의 영향에 자신을 그대로 내어주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책,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3줄 요약을 할 수 있다.

  1. 인간의 뇌는 변화할 수 있고, 부정적인 측면으로도 가능하다.(신경가소성)

  2. 책은 정신적 능력과 연관된 지적 기술의 대표로써 그동안의 인간 문화와 사고에 영향을 미쳐왔다.

  3. 인터넷의 비선형성과 산만함은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못하게 해서 문화가 쇠퇴할 것이다.

 

언어와 사고를 관장하는 뇌는 우리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도구인 미디어에 영향을 받는다. 그 영향력을 사람들은 미세하게 눈치 채지만 간과하곤 한다.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 문장이 인상 깊다.

 

“이 스크린은 하인 노릇도 충실히 하고 있어 실상 이것이 우리의 주인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아차리기가 힘든 것 같다.”

 

일년에 수도 없이 컴퓨터를 자제한다느니, 미디어 금식이라느니 하면서도 우리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화면 속으로 들어간다. 아, 정확히하자면 우리는 인터넷 세계로 들어간다. 하이퍼텍스트로 되어 정보가 수없이 연결된 비선형의 세계다.

 

저자는 인터넷을 과하게 사용하면서 받는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책을 읽는 빈도와 사람 수가 줄어드는 점을 이야기한다. 깊이 있는 사고를 가능하게 한 미디어인 책은 이젠 소수의 전유물이 되는 걸까? (참고로 이 책에서는 전자책과 종이책은 다른 부류로 설명한다.)

 

하지만 내가 출퇴근길의 장면에 느끼는 안타까움은 저자가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인터넷 과다 사용과 종이책을 덜 읽게 되어 문화가 쇠퇴된다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나는 사람들의 경향이 좀 더 직관적이고 본능적으로 변해간다고 분명히 느낀다. 그리고 깊이 있는 사고는 신체적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에게는 장착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런 점이 맺는 문화의 열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보를 평가할 틈도 없는 자극의 산만함에 노출되어 있다. 이것은 유례 없는 일이 아니다. 미디어의 발전 과정에서 정보의 산만함은 필연적이었다. 그로 인해 발생한 문화가 있는 것처럼 현재 상황에서도 나타나는 좋은 문화가 있을 것이다. 대신 전제 조건은 깊이 있는 사고력을 형성하는 독서를 이전처럼 하고 있다는 점일 테다.

 

그저 나의 안타까움은 그로 인해 나타날 좋은 문화를 상쇄시키고도 남을 비건설적인 문화가 출현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기반한다. 이 두려움은 나의 출퇴근길 시점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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