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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프 평점 4.5/10 ]===


다니엘 콜의 소설 〈봉제인형 살인사건〉은 최근에 읽은 비시리즈물 중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6명의 각기 다른 신체 부위를 봉합한 시신”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빠르고 긴박한 스토리진행과 엮은 장르 소설이다.


아동을 방화로 살인한 사건의 재판을 다룬 프롤로그와 “봉제인형 살인사건"이 소설 도입부에 제시된다.

두 사건은 두 접점으로 이어진다.

원고의 머리가 봉제인형의 일부로 쓰인 것과

그 원고를 수사한 윌리엄 폭스 경사(풀네임을 줄여 울프)가

추가로 진행될 여섯 살인의 마지막 사망자로 예고된 점이다.


소설은 봉제인형의 부위가 된 여섯 사람과 방화살인사건에 관한 재판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인물들은 추가로 예고된 살인에 (차례로?) 대처하면서 범인을 찾기 위해 이전 두 사건을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3인칭 시점을 난잡하게 벌인다.

각 챕터의 제목은 연도, 날짜, 시간을 포함한 고유한 타임라인인데,

그 사이에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도 위치마다 각기 다른 인물이 중심이 된다.

전화를 건 사람이 중심인물이었다가 끊은 이후에는 상대방이 중심인물이 되는 식이다.

그러면서 시점의 장소가 이동한다.

덕분에 많은 인물의 상황과 관계를 알 수 있었지만 약간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이 난잡함의 정도를 음악으로 얘기하자면 아마 유로비트가 아닐까싶다.

145~160BPM의 음악이 소설의 전개와 소설 속 분위기에서 나오는 느낌이다.

참고로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나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를 클래식 음악 정도로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컸다.

이유는 작가가 결말까지 아껴둔 한 수 때문이었다.

어차피 이럴거였다면 추리를 하라고 준 단서들이 무슨 소용이었나 싶다.

자극적인 요소를 살포해서 내용에 빠져들게했고

조금씩 힌트를 주어 추리의 재미까지 주는듯 싶었지만 마지막에 재를 뿌린 거다.


그렇지만 있는 힘껏 스타일에 힘을 주어 멋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책날개 속 작가의 프로필 사진처럼,

왁자지껄한 내용 전개와 캐릭터 간 관계에서 느껴지는 서술스타일에는

검지와 엄지 손가락을 동그랗게 맞대어 “OK” 표시를 날려주고 싶다.


(북플라자에서 봉제인형 살인사건의 티저 영상을 잘 만든 것 같다. 그거 보고 책 읽고 뿌듯하게 반납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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