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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카드 리뷰는 그래픽노블 <코메 프리마, 예전처럼>입니다.

미메시스 출판사에서 나왔고요.

책은 단단하고 큽니다.


개인적으로 평점은 10점 중 7점을 주었습니다.

그래픽노블은 그래픽적 표현과 이야기의 탄탄함이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작품은 두 요소가 성공적으로 구현되었습니다.

비록 그래픽노블이 비주류 장르이지만(마블 등 히어로 코믹스는 제외), 재미와 의미가 모두 좋았던 작품입니다. 판형이 크고 무겁다는 점을 제외하고는요.


간단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19/01/13 - [책리뷰] - [간단 리뷰] 다시 만나는 형과 동생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코메 프리마, 예전처럼>








10년만에 형 파비오를 다시 만났다. 형이 고향을 떠난지는 대략 20년. 그로부터 7년 뒤에 형의 편지를 받았다. 잠시 고향 항구에 도착한 형을 조반니 홀로 맞았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모습에 형은 옆나라 프랑스로 떠난다. 그로부터 10년만에 만났다.





동생 조반니는 형을 데리러왔다. 고향을 떠난 형의 이야기를 절대 꺼내지 않은,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을 가지고. 같이 떠나길 거부했던 파비오는 아버지의 유산을 가지러 가기 위해 조반니와 동행한다. 작은 피아트 500으로 이탈리아까지.





형제가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길은 원망, 비난, 다툼으로 가득했다. 파비오는 무솔리니가 집권한 때 자신과 달리 고향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을 겁쟁이라고 이야기한다. 모두 다 떠나야한다는 걸 알면서 선택하지 못한 겁쟁이이고 자신은 새로운 삶을 개척한 도전자로 치부한다.





어렸던 조반니는 고향 사람들이 믿고 있었던 형의 빈자리를 그대로 채우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다 잘 될거라는, 자신이 형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장담은 허술한 도자기처럼 깨져버렸다. 사랑했던 여인과 자신의 딸은 그의 곁을 떠났다. 남은 것은 자기만 살기 위해 떠난 형에 대한 미움뿐이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탕자와 피해의식 덩어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되감고 결과가 된 현재를 마주한다. 여행 중 조금씩 솔직한 자신들을 직면하고,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여정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Come Prima, “예전처럼”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2014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행사의 권위를 뛰어넘을 정도로 멋지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무솔리니가 집권한 이탈리아를 과거의 배경으로,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1958년을 현재의 배경으로 삼으면서 시대적 분위기와 상황을 묘사한다. 이 작품의 그래픽 측면에서 박수를 치고 싶은 부분이 바로 과거와 현재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표지의 네 인물 일러스트는 과거 회상을 나타내는데 주로 상아색과 남색으로 면비율을 높였다. 반면 귀향하는 현재의 모습은 인물과 배경 모두 외곽선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과거와 현재의 대비는 두 사람의 여정에 종종 등장해서 나로 하여금 “코메 프리마”를 더 외치고싶게 한다.





여타 그래픽노블에 비해 높은 평점을 주고 싶은 이유는 이 그래픽 장치에 더해 형제의 여정 속 심리 묘사와 그 배경의 제시를 탁월하게 해냈기 때문이다. 또한 귀향길 속 에피소드, 무엇보다도 탕자의 귀환과 새로운 도전은 가족간 응어리를 화해와 환영으로 바꾸면서 지금의 내가 세웠던 원망의 벽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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