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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 관련 간단

청소년상담사 3급을 2021년에 봤습니다. 필기는 용산철도고등학교에서 보았고요.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평균 73.33으로 합격이었죠.

나중에 2021년 필기 시험 합격 관련 공고가 나왔는데요. 합격률이 26%였습니다. 제가 알기론 3급 필기는 1~3급 중에 가장 합격률이 높은 것이었는데... 어쨌든 이는 매우 중요한 지표로 여겨졌습니다. 필기 합격자 나온다는 건, 면접으로 전체 합격의 변별성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 거든요. 아무리 청상 3급이 가볍게 여겨지는 자격증이라도 자격증 취득자 수는 적정 수준이어야 하겠죠.

제가 어떻게 필기 공부를 했는지는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아래에 있습니다.

 

청소년상담사 3급 필기 공부법과 시험 후기, 용산철도고등학교에서.

약 5년 간 있었던 디자인 분야를 떠나기로 했다. 대신 내가 원래 전공했던 분야로 돌아오기로 했다. 아니, 애초에 디자인은 내 전공을 위한 선택이었다. 상담 분야 외의 장소에서 약간의 사회생

superepisode.tistory.com

 

실기 장소와 시간

필기에 합격했다면 실기, 즉 면접을 볼 수 있습니다. 면접은 필기 시험이 있은 후로 2달 후였습니다. 12월 15일부터 18일까지 중 하루를 신청할 수 있었죠. 저는 금요일인 17일로 골랐습니다. 서울에는 2~3개 군데에서 면접을 볼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모두 교통편이 열악했지만, 그나마 익숙한 경로에 위치한 "서울국가자격시험장 휘경동" 지점에 신청했습니다.

신청할 때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의 시간 중에서 고를 수 있었는데요. 30분 씩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점심 시간은 제외하고요.) 저는 마지막 타임인 오후 3시 반에 보는 걸 선택했습니다. 아무래도 가는 길이 험하다 보니 여유가 있는 오후가 좋더라고요. 각 시간당 40여 명이 신청을 할 수 있었고, 사이트가 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좋은 시간대(예: 2시~3시 사이)는 다 마감이 되었습니다. 남는 건 다들 꺼리는 이른 아침이나 마지막 타임 같은 때였으니 참고하시길.

 

공부법

필기에 열심을 쏟아서인지 저는 면접에 힘을 크게 쓰고 싶지 않았었습니다. 처음에는요. 그런데 필기 합격 소식 이후 어느 대학원에서 면접을 보았는데요. 그 시간에 메타인지가 자동으로 작동해서 제 면접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말도 못하고, 엉뚱한 답만 했죠.

정말 오랜만에 면접이었는데 스스로 처참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상담사 3급 면접이라도 열심을 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 대학원 면접을 대충대충 '그냥 편하게 내 생각을 얘기하면 되'식으로 대했었기에 각성을 했죠.

그래서 원래 책도 집 근처 대형 서점에서 조금씩 보고, 카페 후기 정도만 보고 하려던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바로 책을 샀죠. 필기 공부할 때 사용한 출판사의 면접 책을 구매했습니다. 책 자체는 무엇을 사든 괜찮다고 봅니다. 필기 때처럼 전자책으로 구매할까 하다가 '혹시나 이번에 탈락하면 내년에도 사야 하니, 깨끗이 보고 알라딘에 팔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표지를 제외하면 때가 타지 않도록 조심조심 다루었지요. 물론 제 성향과 생각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2만 얼마에 샀던 책을 팔아 9천 얼마를 받았으니 제 값을 한 거죠.

책을 사서 공부한 시점은 11월 말이었습니다. 면접까지 2주 정도 남아있었죠. 2주. 짧지만 긴 시간입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하시면 더 소중하실 시간이죠.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샀던 책은 2급까지 포함한 것이지만, 면접만을 위해서라면 2급 내용까지는 볼 필요가 없습니다. 오로지 개인적인 질문+3급 기출+3급 수준의 지문과 문제에만 집중하시면 됩니다. 이러면 책의 반 정도에 해당하지요. 갑자기 짧아졌죠?

면접날 어떤 질문이 날라올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비무환의 자세로 제가 말씀드린 책의 부분만 최소 1회 살펴보시면 됩니다.

저는 먼저 사례와 관련되지 않은 질문에 대해서는 전부 답을 작성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몸의 자세를 바로 한 채로 읽었습니다. 작성한 내용은 제가 평소 생각하던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걸 처음에는 작성하지 않고 말한 다음에, 다음에는 말한 내용 중 핵심을 적으면서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워드 프로그램으로 질문 당 길게는 7줄까지 되도록 작성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질문에 대한 답안을 작성했다

사례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을 취했습니다. 책에서 만든 사례도 많은 데다가, 2013년도인가부터 작년까지의 기출문제를 포함했기에 그걸 말한 뒤 다시 작성하는 방식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먼저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에 사례를 읽을 수 있는 시간은 5분입니다. 긴장하지만 않으신다면 2~3번은 볼 수 있는 시간이죠. 그 5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분석의 프레임이 필요합니다. 저는 짧게는 1)사례 인물의 감정, 2)사례 인물의 강점, 3)호소하는 문제라는 틀을 만들었습니다. (길게는 호소하는 문제를 표면적인 문제와 심층적인 문제로 구분했지만 도중에 '굳이...'라는 생각에 간단히 만들었죠.) 한 사례를 풀기 위해 지문을 읽을 때 제 머리 속에서는 이 세 가지 항목에 대한 답변을 찾았습니다.

이 틀은 면접 수험서에서도 언급하는 바와 같이 면접 시 받는 질문과 연관이 있습니다. 내담자와 라포 형성을 하기 위해 단순히 "공감하겠다"는 말 보다는, 정확하게 내담자의 감정(예: 낙담, 좌절, 절망, 실망 등)이 무엇인지 의견을 얘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점과 약점에 대한 질문도 출제되곤 하고요. 호소 문제는 앞의 두 가지와 더불어 상담 전략을 어떻게 짤지 고민하는 요소입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도 이 틀을 습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전공인 상담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내담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보다는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주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2주 밖에 없었지만 최대한 당황한 상태에서도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했죠.

이 세 가지 항목을 각 사례를 읽을 때 노트테이킹 하듯이 빠르게 적었습니다. 나중에는 적는 시간이 아까워서 머리로 정리를 했습니다.

사례를 읽고 프레임에 대한 답변을 마친 뒤에는 직접 답변을 말로 했습니다. 글로 적지 않았습니다. 실전에서는 펜으로 작성하지 못하는 데다가 그럴 시간도 없기 때문이죠. 한번 말로 할 때 굉장히 많이 더듬었습니다. 그래도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를 쓰며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차분하도록 연습을 했죠.

특히 저는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는 상황과 성향의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밖으로 내뿜는 목소리가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는 목소리를 내더라고요. 면접 때는 더 긴장해서 목소리가 작아지고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말을 크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면접 당일

집에서 면접 장소까지 어플 상에서는 약 1시간 정도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출발할 필요가 있었죠. 대중교통 상황이라든가 면접 준비라든가를 위해서였죠. 저는 점심을 먹고난 뒤 1시 반에 출발했습니다. 어플의 데이터대로 1시간 정도 걸린다면 근처 카페에서 1시간 이내로 자료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죠.

면접장은 건물 지하에 있었습니다. 다 안내 표시가 되어 있고요. 3시 반 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1~3급 모두가 한 장소에 있었죠. 3시 반이 되어갈 즈음 담당자가 와서 급수 별로 이동을 시킵니다. 3급 수험자들은 따로 자리에 앉습니다. 그 뒤에 다른 담당자님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뭐 신분 노출 하지 말라든가 하는 주의사항과 면접 결과 발표 날짜 등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부르는데요. 앞으로 나가서 신분증 확인하고 봉투 속에서 번호를 뽑습니다. 5601 뭐 이런 식이고요. 들어갈 방 번호와, 자기 차례를 나타내는 번호입니다. 면접장 들어가시면 자기 이름이 아니라 번호가 일시적인 이름이 됩니다.

저는 두 번째 순서로 들어갔습니다. 두 명씩 짝지어서 들어가거든요. 면접관에 이르기 전까지는 이렇습니다. 번호를 뽑은 방에서 소지품을 다 들고 나온 뒤 모든 소지품을 한 장소에 자기 번호에 맞게 둡니다. 그리고 나서 한 공간에 들어갑니다. 거기에는 다른 급수의 수험자들도 같이 있습니다. 이때 담당자의 말을 따라서 지문을 읽으라고 하면 그때부터 지문을 읽습니다. 5분 정도 주어지고요. 말씀드린대로 2~3번은 보면서 연습한 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5분이 지나면 지문을 읽지 못하고요. 자기가 들어갈 방에 해당되는 이전 순번이 끝나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빠르게 들어가거나 늦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면접실에는 수험자 두 명이 들어갑니다. 저는 같이 보는 분과 화이팅을 하며 들어갔습니다. 아주 좁은 공간에 3명의 면접관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이 알아서 수험번호를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이름이나 학교를 입에서 뱉지 않도록 주의해주시고요.

지문 내용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렇습니다. 중1 여학생인데요.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다가 어떤 계기로 멀어졌습니다. 친한 친구들과도 멀어졌고요. 자기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났습니다. 선생님과도 얘기는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요. 어머니와 얘기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기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던 친구는 그래도 공부를 잘했고요. 대략 수험서에 나오는 기출 사례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질문은 저부터 시작되었고요. 저-다른 분-저-다른분-공통질문(다른 분-저) 이런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1번과 2번 질문은 개별 질문이었고, 3번은 공통 질문이었습니다. 참고로 지문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1번 질문은 "청소년 문제 중에서 무엇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가?" 였습니다. 연습할 때 저는 사이버 불링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는 답변을 했기 때문에 그걸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제가 워낙 말을 덜 하는 상황이었기에 면접관님이 목소리를 크게 내어달라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목을 다듬고 다시 말을 했습니다.

2번 질문은 사례 속 내담자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틀의 2번째 내용이었죠. 약점까지 물어봐서 그런지 생각했던 강점을 까먹었습니다. 그래서 약점을 먼저 말한 뒤에 강점을 천천히 뜸을 들이며 얘기했습니다. 이전 대학원 면접에서 천천히 차분하게 얘기한 옆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조급하게 말하는 것보다 뜸을 들이더라도 차분하게 말하는 게 더 말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3번 질문은 공통 질문이었고요. 약속을 계속 바꾸며 자기 멋대로 통제하려는 내담자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다른 수험자가 먼저 답을 말했는데요. 솔직히 그게 정답이라 '난 뭐라고 얘기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분의 답변을 귀 기울여 듣는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면서요.

다른 수험자 분의 답변이 끝나자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주신 면접관님께 "죄송하지만 다시 한번 질문을 말씀해주시겠어요?"라고 했습니다. 최대한 차분하게. 최대한 차분하게... 감사하게도 다시 질문을 해주신 틈과 한 5초 정도의 침묵을 가진 뒤에 답변을 드렸습니다. "상담 자체에 대한 저항일 수도, 상담자에 대한 저항일 수도 있다. 두 가지 중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이렇게, 저런 경우는 저렇게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수험자 분과 생각이 다르지 않았기에, 하셨던 말씀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며 저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면접관님들은 모두 애처로우면서도 상냥한 눈빛으로 수험자들을 봐주셨습니다. 날카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회사 면접이나 대학원 면접과는 비교가 되지 않더라고요. 질문을 다시 말씀해달라고 했을 때도 다시 말씀해주시고, 목소리를 키워서 잘 들리게 해달라고 표시를 하는 등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죠.

같이 들어간 수험자 분은 유창하게 답변을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침착하더라고요. 들어가기 전에 화이팅을 말한 건 저였는데, 화이팅이 필요했던 건 저였던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차분하자는 생각으로 온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떨리고 작은 목소리이지만 차근차근 얘기했습니다. 이후 비교의식도 들고 좌절감도 들었지만, 어차피 면접은 끝났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른 면접이 있을 때를 위한 개선의 실행 밖에 없었죠. 그래서 심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잘 버티고 이기며 면접 결과일까지 기다렸습니다.

 

면접 결과

12월 29일. 결과가 나왔습니다. 면접 이후 12일 정도 흘렀는데요. 대학원 면접 불합격 때문에 이것도 같은 결과이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특히 면접 때 잘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망했어...'라며 좌절하고 있었죠. 잘 때 두근거려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세 명의 면접관의 점수 평균이 15점 이상이면 되었고, 한 명이라도 1점을 주는 게 없었어야 했죠. 어찌저찌해서 19점으로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상담사 2차 면접 공고문

나중에 공고문을 확인해보았습니다. 1급부터 3급까지 더 높은 자격 순으로 합격률이 나왔습니다. 89%면 10명 중 9명은 붙었다는 의미죠. 필기 합격률과 대비되는 실기 합격률입니다. 추가 자료에 있는 연령과 성별에 따른 합격률을 보면 깜짝 놀라실 수 있습니다. 3급 기준 20대 이하 합격한 수험자의 수가 나머지 연령대에서 합격한 수험자의 수와 비슷합니다. 1급과 2급은 해당하지 않는 현상입니다. (심지어 1급에서 20대 이하 2명이 나온 게 신기할 뿐이죠.)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면접 수험서를 되파는 것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수험서를 손대지 않고 깨끗이 쓴 뒤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파는 게 익숙했죠. 그래서 빠르게 가서 팔았습니다. 2~3주 정도 사용하고 9천 얼마를 받았으니 값어치를 한 것 같습니다. 집에 짐도 사라졌고요.

그리고 2022년 1월부터는 자격증 교육 연수를 받기 위해 신청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도 T.O가 괜찮을 지는 잘 모르겠네요.

몇 년도에 청소년상담사 3급 자격증을 보시든 간에, 면접 상황과 질문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저를 포함한 여러 수험자 분들의 후기를 검색하고 찾아보셔서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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