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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간 있었던 디자인 분야를 떠나기로 했다. 대신 내가 원래 전공했던 분야로 돌아오기로 했다. 아니, 애초에 디자인은 내 전공을 위한 선택이었다. 상담 분야 외의 장소에서 약간의 사회생활을 경험하겠다는 취지였다.
물론 이유는 더 많이 남아 있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자격증 체계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상담 관련 자격증 체계는 매우 부실하니깐.

자세한 내용은 차치하고, 다시 전공분야로 돌아오기로 하면서 청소년상담사 3급 시험을 보기로 했다. 민간자격증 중 그나마 믿을 만한 상담심리사와 전문상담사를 내가 현재 취득하기는 어려우니깐 말이다. 국가자격증인 청소년상담사는 그에 비해 학사로 관련 분야를 졸업한 내가 취득할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것이었다.

 

시험 준비

#필기 준비 기간 = 1.5개월

준비 기간은 엄밀히 따지면 8월 말부터였다. 사실 더 일찍 하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이놈의 게으름은 중고등학생 시절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1달 반 정도. 하루 종일 공부하기에는 극도의 노력을 배우지 못한 나는 쉽게 지루함이 빠졌다. 1일 공부시간은 대략 3-4시간. 아래서 언급하는 문제유형별 정리라는 노가다를 할 때 최대시간을 찍었다. 어쨌든 나는 이렇게 준비했다. 투자한 시간의 순서대로 정리한다(실제로 접한 순서는 2-3-1 이다).

1. 기출문제 정리

청소년상담사 시험 접수를 하는 큐넷 내 청소년상담사 사이트에 들어가보자. 2014년부터 현재까지 있었던 1-3급 시험문제지와 정답이 담긴 파일들이 있다. 3급 관련 파일들(최대한 A형으로!)을 받은 뒤 모두 프린트했다. 프린트 할 때는 1장에 2페이지가 나오도록 해야 좋다. 그렇지 않으면 무게와 부피를 감당하기 어려울 테다.

 

시험자료실 목록 | Q-net

www.q-net.or.kr

 

2014~2020까지의 기출문제를 한 장에 2pg씩!

모든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췄다. 하지만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답안에는 정말로 객관식 숫자만 담겨 있다. 그렇기에 필요한 해설은 기출문제를 정리한 책을 참고하는 게 좋다. 나는 지방을 오가는 일이 많고, 이제는 무거운 책을 들기가 싫어져서 전자책으로 구매했다. 중고로 팔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도 종이책이라면 그동안 겪을 고생을 하지 않아서 좋다. 기출문제 책은 청소년상담사 수험연구소의 것을 골랐다. 이유는 없다.

너무 많이 틀렸다.

풀었지만 틀린 문제에 대한 해설을 보자. 처음에는 해설을 대략 읽고 넘어갔다. 어차피 기출빈도가 높은 문제(예: 유전병 등)는 다른 회차 시험에서도 또 나오기에 해설도 또 읽을 수 있다.
한번 해설을 훑은 후에 두 가지를 정리했다. 하나는 모든 기출문제를 종류별로 분류하는 것, 다른 하나는 빈도가 높거나 시험장에서 빠르게 암기하기 위한 것이다.


종류별로 문제를 모두 정리하기는 이렇게 했다. 발달심리를 예로 들자면, 태내발달, 영아기, 유전병, 노년기, 발달이론가 등과 같이 큰 범주로 묶었다. 심리평가에서는 지능이론, TAT 등 검사 종류별, 신뢰도, 타당도 등으로 묶었다. 핵심은 적당한 카테고리, 적당한 문제수로 정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문제별 기출빈도를 측정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잘 외울 수 있다는 데 취지가 있다. 대신 솔직히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저 내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방식이다. 솔직히 노가다와 같다.디자인을 그동안 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암기는 지혜롭게!

시험장에서 빠르게 암기하기 위한 정리는 1)표로 된 해설, 2)약어로 외워야 하는 것들을 대상으로 했다. 표를 추가한 이유는 시험에 용어의 자세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걸 표로 보는 것이 글로 보는 것보다 간편하다. 약어는 예를 들어 PAI 지표에서 “비치스공자” 또는 “공자스비치”처럼 하위요소가 많은 경우에 해당된다. 나는 2교시 선택과목으로 잘 선택하지 않는 “청소년수련활동론”을 골랐기에 외워야 할 게 많았다. 청소년활동의 정의에 나오는 활동 3가지는 “수교문”으로 외워버렸다. 이런 것들을 정리했다.
문제 유형 중에는 “옳지 않은 것”과 “옳은 것”을 구분하는 게 있다. 일단 문제 자체를 잘 읽어야 한다. “옳지 않은 것” 문제는 정답을 제외한 나머지 보기를 집중해서 봤다. “옳은 것” 문제는 정답인 보기(들)에 초점을 두었다. 완전한 수험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게 아니었기에 이런 식으로 개념을 파악하는 게 좋다.

2. 책(단기완성)

책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전자책을 사용했다. 이동이 적다면 종이책을 사용해서 중고로 판매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구매한 종류는 기출문제를 정리한 것과 요약집, 두 가지다. 준비기간이 짧기 때문에 한권에 방대한 내용이 담긴 것은 고를 필요가 없다.
기출문제를 정리한 것은 해설을 보기 위해, 요약집은 그 해설에 살을 덧붙이기 위해 사용했다.(해설 관련해서는 1.기출문제 정리를 참고).
요약집은 총 두 번 읽었다. 두 번 읽는 것도 솔직히 벅찼다. 그렇지만 기출문제 해설에 짧게 나온 내용에 살을 붙일 수 있기에 빠르게 넘겼다. 두 번째 읽을 때는 기출문제를 다 풀고 해설을 정리할 때 읽었다.
하지만 사용한 바로는 요약집은 불필요했다. 시험 내용과 대조해본 결과 어쩌면 가장 두꺼운 수험서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는 결론을 내린다.

3. 밀리의 서재

나는 밀리의 서재를 예전부터 구독해왔다. 사실 달마다 돈만 빠져나가는 경우가 좀 많다.
그래도 밀리의 서재에는 청소년상담사 3급 문제를 정리한 것과 어떤 사람의 시험 준비 및 후기를 담은 전자책이 있다. 1번에서 나처럼 정리하지 못할 거라면 여기서 정리본을 보면 된다.
시험 준비 및 후기를 읽는 건 도움이 많이 된다.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 읽으면 아주 좋다. 은근히 동기부여도 생기고, 학습 방법에 대한 반성과 피드백이 가능하다. 후기야 네이버 등 카페에 많이 있으니 그걸 보되, 전자책도 유익하다. 지금 이 포스팅과 같이 대략 정리해둔 것도 좋지만 전자책은 비교적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두었기에 좋다.
정리하다가 다시 밀리의 서재에 들어갔는데 내가 구매했던 기출문제집이 있다... 구매 전에 있었다면 분통 터질듯... 해설이 중요한 기출문제집이 밀리의 서재에 있으니 2.책(단기완성)은 구매할 필요없이 밀리의 서재만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시험 후기

1. 시험장 - 용산철도고등학교

시험 장소는 용산철도고등학교였다. 시험은 1)무조건 교통이 편리한 곳, 2)수험자들 평가가 나쁘지 않은 곳에서 보는 게 좋다. 용산철도고등학교는 용산역이나 신용산역에서 10분 이내 도보로 갈 수 있기에 괜찮다.

학교에는 주차장이 있다. 사용가능한지는 도보를 이용했기에 알지 못한다. 학교에 문의해보면 된다.

내 경우는 앞에 앉으면 시험지를 빨리 받아서 좋은 상황이었다.

시설은 일반 고등학교와 같다. 여태껏 영어 시험으로 여러 고등학교에 다녀봤었다. 듣기시험이 없는 걸 감안하면 평범한 곳이다.

화장실 대박...

화장실은 남자화장실 기준으로 아주 좋았다. 깨끗했고 무엇보다 세면대가 넓었다. 여성분들은 구조 상 어쩔 수 없이 줄을 서게 되는 것 같았다. 그래봤자 쉬는시간이나 시험이 끝난 뒤의 일이다.

아.리.수.

우리의 아리수가 있기에 혹시나 물을 들고 오지 않았다면 사용할 만하다.


일시적이겠지만 이곳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옆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무심코 지나친 공사현장이 어마무시한 효과를 낼 줄을 꿈에도 몰랐다. 다행히 수많은 시험을 치뤘기 때문에 내겐 백색소음 정도로만 다가왔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 같다.

2. 시험 과정

청소년상담사 3급 시험은 1교시(4과목) -> 쉬는시간 20-30분 -> 2교시(2과목)으로 치뤄진다. 쉬는 시간에는 미리 사 온 단 것(초콜릿 등)을 섭취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정도로 했다. 2교시 과목들을 50-70% 정도 훑어보기에는 충분했다.


답안지는 각 교시마다 따로 주어진다. 2교시에 “청소년수련활동론”을 선택하는 분들은 “청소년이해론”에 비해 적은 듯하다. 이 과목을 선택하는 분들은 마킹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1-25번을 마킹 후에 51-75번을 마킹해야 한다. 청소년이해론을 선택했다면 상관없이 쭈욱 체크하면 된다.

시험지는 1, 2교시 각각 1개다. 시험지에 마음껏 메모와 마킹을 해도 된다. 시험지는 집으로 가져올 수 있다. 시험 당일 오후 2시에 답안이 인터넷으로 뜬다. 시험지에 마킹한 내용과 대조하면서 가채점을 하면 된다. 그렇기에 답을 중간에 바꿔서 마킹했다면, 마킹한 답으로 시험지에 표시하도록 한다.

가채점 결과는 괜찮은 편이다. 심리평가만 아쉽게 60점을 넘지 못한 것 같다. 모르는 문제들은 비교적 잘 찍은 것 같다. 잘 찍는 방법은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더이상 그 문제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두 가지 보기 중에 고민이 된다면 일단 체크해두고 빠르게 다음 문제로 넘어가도록 하자.

청소년 상담사 3급 면접은 12월에 있다. 접수는 11월에 한다. 면접 준비를 조금씩 한다면 필기 시험 직후로도 충분할 것 같다. 내 느낌에는 접수 기간과 면접일자 사이가 대략 2주 정도이기에 이때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기초지식이 없거나 불안하다면 필기 시험 직후부터 해야할 테다.

 

필기 시험 결과

필기 시험 결과가 나왔다. 가채점 결과와 같이 심리측정및평가만 60점을 넘지 못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평균 60점 이상, 각 과목 40점 이상으로 필기를 합격했으니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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