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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접수 마지막 날까지 취소를 고민하다 놓쳐버렸다;;

덕분에 새로운 고사장에도 가보고,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나의 (구)아지트였던 북촌에 가는 등의 이유로 좋게좋게 보고자 했다.

대동세무고등학교에 가는 길은 매우 간단하다. 강북에 있는 우리 집에서는 지하철도 좋지만 버스는 환승 없이 한번에 간다. 버스로 "창덕궁·서울돈화문국악당"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내리면 현대 기업의 건물이 바로 보인다. 지하철로는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버스든 지하철이든 "순이네 가게"에서 골목길로 들어선다. 이미 많은 수험생들이 자연스럽게 걷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가방을 맨 사람들이 나름의 행렬을 벌이기에 길에 자신이 없다면 따라가면 된다.

 

그냥 쭈----욱 올라가면 된다. 사거리가 나와도 쭈----욱!

 

 

의식 없이 직진하다보면 친절한 표시가 나온다. 시험을 치르기 전이기에 정신이 없겠지만 여유가 있다면 북촌 길을 걷는 걸 추천한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면 점심 시간이라 주말이라도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걸으며 운치 있는 건물들과 가게를 보면 힐링된다.

 

대동세무고등학교로 들어가는 갈림길의 식당.

 

 

이미 긴 경로를 이동했기에 대동세무고등학교의 오르막길은 애기 수준으로 보인다.

학교는 동네와 잘 어울어진 외관을 띄었다. 칙칙하고 찬 느낌의 콘크리트가 아니라서, 따뜻한 색의 돌이라 마음도 편안해졌다.

 

 

코로나가 아직 안 끝난 시기였기에 간단한 절차를 밟고 들어갔다. 손소독제를 바른 뒤 열화상카메라 확인 후 들어갔다.

 

 

고사실은 15반까지 있었다. 두 개 층으로 나누어서 보았던 것 같다. 내가 시험 친 고사실은 높은 번호라 한 층 더 올라가야 했다.

 

 

이날 아침에 집을 출발했을 때는 추웠다. 준비하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서 한 겹 더 얹고 나왔다.

학교에 도착하니 4도 정도 올라있었다. 그렇지만 이따가 시험을 치르면서 추가로 챙겨온 옷 한 벌이 신의 한 수였다고 느꼈다. 환절기에 있는 시험땐 혹시 모르니 번거롭더라도 한 벌을 더 가져오는 것을 추천한다.

 

 

대동세무고등학교의 책상과 의자는 무난했다. 저번에 종암중학교에서 봤을 때는 책상과 의자의 끼익거리는 소리 이슈가 있었다. 그래도 예의상 나쁘지 않게 평가했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은 고사장은 아니었다.

반면에 대동세무고등학교는 그곳보다는 나은 시설이었다. 내가 앉았던 책상의 경우 한쪽이 낮아서인지 기울어지는 때가 있었다. 그래도 시험 치기 전에 받은 소독 티슈를 밑에 끼우니 신경이 더이상 쓰이질 않더라.

내가 이용하는 책상과 의자도 중요하지만 그 고사실 내의 책상과 의자도 중요하다. 다행히 시험을 치르면서 책상과 의자에서 들은 소음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대동세무고등학교의 스피커는 교실 중앙 상단에 있다. 내가 겪어온 고사장들은 스피커의 숫자와 상관없이 대부분 교실 앞에 있었다. 이곳의 스피커는 어찌보면 일반적인 틀을 깨서 신기한 편이었다. 그저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다.

시험을 치른 때가 5월 초였기에 에어컨이나 난방기를 틀지 않았다. 7월, 8월과 같은 더운 때에 만약 에어컨을 켠다면 스피커 소리가 잘 들릴지 궁금하다. 심지어 옆에는 선풍기도 달려 있다.

여러 걱정에도 불구하고 청해 시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평소에 가는 곳보다 먼 고사장으로 와서 좀 피곤했는지 파트3의 한 섹션을 날려먹었을 뿐이다;;

 

 

이날의 책상 배치는 5열 4행이었다. 왼쪽부터 A열이고 끝이 E열이다. 경험적으로 E열보다는 C열 뒷쪽이 좋을 것 같았다. 스피커의 위치 때문이 1순위다. 다른 이유로는 창문이 이중창인데, 하나만 닫으면 E열 쪽에서는 바람이 부딪히는 소리가 잘 들린다는 점이 있다. 바람이 많이 분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바깥쪽 창문과 안쪽 창문을 다 닫아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리스닝 파트가 끝나면 환기를 시킨다. 내 고사실의 감독관님은 부정행위나 배려 부분에서는 좋은 의미에서 FM을 보여주셨다. 대동세무고에서 환기를 시키기 위해 문과 창문을 열면 복도쪽에서는 다른 고사실의 소리가 들리고, 창문에서는 바람이 들어온다. 감독관님은 복도쪽 문을 여는 대신 세차게 불던 바람을 느끼시고 창문은 열지 않아주셨다. 덕분에 내가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 학교의 교실은 다른 학교와는 다른 레이아웃을 보여준다. 내가 토익이나 텝스를 쳤던 학교들은 대부분 바깥-복도-교실의 구조를 지녔다. 대동세무고는 바깥-교실-복도-교실-바깥의 데칼코마니 구조다. 앞에서 말했듯, 환기를 위해 복도쪽 문을 열면 다른 고사실의 소리도 조금 들어온다.

남자화장실은 정문에서 가까운 계단 쪽에, 여자화장실은 중앙문에서 가까운 계단 쪽에 있다. 이걸 모르고 고사실이 중앙문쪽이었던 나는 '아 여기는 남학생이 적은 곳인가보다...'라며 1층의 교사화장실을 이용했다.

화장실은 비데도 있고 청결한 편이었다. 솔직히 종암중, 삼선중보다 더 깨끗하고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를 정문이라고 불렀다. 건물이 아주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학교에서 바라본 풍경. 기왓장이 주는 아늑함이 있다.

 

 

대동세무고등학교에는 주차장이 있다. 시험을 마친 뒤에 찍었지만, 그 전에도 차가 그리 많지 않았다. 차를 가져오시는 데 학교 제재만 없다면 충분할 것 같다.

 

 

 

시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편안했다. 북촌만의 감성을 지닌 가게와 건물이 주는 독특함인 것 같다. 다른 일정이 있어서 빠르게 이곳을 떠났지만, 다시 기회가 있다면 시험 후 요 동네 길을 걷고 가게에도 들어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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