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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살기 기간의 임무 중 하나는 텝스와 토익 시험을 치르는 것이었다.
체류 기간 중에 제주에서 열리는 시험이 텝스라서 텝스만 접수를 했다.

 

제299회 텝스TEPS 정기시험

 

2월 20일에 열린 제299회 TEPS 정기시험.
제주도에서는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제주서중에서만 열린다.
아마 코로나 때문에 시험 장소가 많이 제한된 듯하다.
부모님께서 데려다주시려고 하셨지만 할 일도 많으시고 휴식도 중간중간 취하시게 하고 싶었다.
물론 제주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적이 딱 한번 밖에 없었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다.
쉽게 가는 것도 좋지만 시험본다고 여행의 큰 목적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곽지해수욕장에서 제주서중까지

 

숙소가 위치한 곽지에서 고사장인 제주서중까지는 버스로 한번에 갈 수 있다.
금빛 신협 정류장에서 202번을 타고 가면 된다.
202번은 제주버스터미널과 서귀포환승정류장을 왕복하는 버스다.
오랜만에 보는 시험이고, 지리를 모르기에 보다 일찍 나가기로 했다.

 

 

다른 대도시 지역과 마찬가지로 제주도의 버스정류장에는 예상 도착시간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저시력자, 색약자, 외국인을 위한 기능도 있는 기계다.

 

제성마을 또는 제주민속오일장 정류장에서 내리라는 네이버 지도

 

202번이 지나가는 정류장에는 제주서중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네이버지도의 길찾기에서는 그 이전인 “제주민속오일장”이나 “제성마을”에서 하차하라고 한다.

 

제주서중 정류장에서 학교로 가는 횡단보도는 매우 먼 곳에 있다.

 

의문이 든 나는 어플의 제안과 다르게 직관적으로 제주서중에서 내렸고... 후회했다.
제주서중 정류장과 제주서중 사이에는 횡단보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가기 위해서는 바로 전 정류장이나 직후 정류장에서 내려야했다.

 

제주민속오일장 정류장에서 내려야 횡단보도에 가깝다.
간판만 보면 닭곰탕은 메인이 아니다.

 

어쨌든 시험 시간까지 시간이 남았다. 그리고 뇌를 위해 점심도 먹어야 했다.
은행에 일을 본 뒤 제주서중으로 가는 방향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다.
내 눈을 끌어당긴 메뉴는 닭곰탕이었다.

 

 

간단하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시험만 아니었어도, 시간만 더 많았어도 추가 무한 리필을 해서 먹었을 맛이었다.
신체의 영양 공급은 닭곰탕으로, 뇌를 각성시키기 위해 커피를 마신 뒤 제주서중으로 향했다.

 

 

제주서중 앞에는 고사장 표시가 붙여져있었다.
14년 만에 보는 시험.
예전에 서울에서 볼 때는 1층에 최소 5학급 이상을 이용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코로나에다가 제주에서 시험을 치르니 총 3학급만 채웠다.
그마저도 출석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제주서중 입구

 

무엇보다 오랜만에 학교에 방문해서 향수가 느껴졌다.
그저 시험이 아니었다면 빈 운동장에서 마구 뛰어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수험생으로서 사용한 교실은 깨끗하게 유지하고 나왔다.

 

고사장은 아주 평범했다.
텝스 답안지에는 좌석번호를 마킹하는 칸도 있는데, 최대 5줄까지다.
제주서중에서의 이번 시험은 1줄에 4명씩 총 4줄로 책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다.
착석감이 나쁘지 않았지만 발소리를 주의할 필요가 있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걱정되었던 부분인 비행기 소리!

제주서중이 지도상에서 제주공항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는 점을 사전에 봤다.

아무래도 청해LC 파트가 수험생에게는 예민한데 과연 비행기 소리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나는 청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소리에 예민한데도 불구하고 비행기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볼 일 없지만 있으면 좋은 시계

 

텝스 접수 시에 고사장 내 시계가 비치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제주서중에는 시계가 있었다.
그것도 가독성이 아주 좋은 무소음 시계였다.
그래도 방송을 진행하는 분이 말씀하시는 시간이 공식 시간이기에 저 시계를 볼 일이 거의 없었다.
차라리 내가 착용한 Examen 저소음 손목시계를 보는 게 훨씬 빠르지...

 

 

참고로 Examen 저소음 수능시계는 개봉 리뷰에서처럼 고사장 내에서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도리어 에어컨 소리, 수정테이프 쓰는 소리 등이 거슬렸다.
다행히도 우리 학급의 수험생들은 모두 매너있게 시험을 보았다.
기침도 참아가면서 말이다.

 


 

성적이 나왔다. 원하던 점수에는 일단 도달했다.

그래도 예전 2007년에 봤던 텝스가 떠올랐다.

990점 만점 기준에 1+가 901점부터였던 그때.

딱 900점이라서 1등급이던 때가 오버랩되었다.

이제는 500점 이상 받는 걸 장기 목표로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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