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본질을 지키고 있는 <아라비카 커피로스터스> (포항 여행 중)
대학생 시절, 학교 버스는 구절양장인 도로를 거쳐서 육거리까지 갔다. 아무래도 오고 가는 길이 험하다보니 흔히 인싸라고 할 수 있는 친구들이 놀러 나가곤 했다. 학교 내부와 기숙사에 주로 있던 내가 외부로 나오던 때는 MT나 고향 집에 오갈 때 뿐이었다. 그래도 나를 바깥으로 끌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커피의 오묘함을 가르쳐준 부류가 있다.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어린 시절에는 커피의 용도가 오로지 카페인에 있다고 여겼다. 시험 기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음료. 요 정도로 취금했었다. 그런 내가 커피에도 세계가 있고, 깊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카페 "아라비카"를 만나게 되면서라고 기억한다. 이번에 7년 만에 포항에 다시 가면서 위치가 두호동으로 바뀐 걸 알게 되었다. 원래는 환여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