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오늘의 페이지는 370~373까지.




바쁘다는 한자로 이런 게 있다.



바쁠 "망"이라는 한자다.

망중한, 즉 바쁜 와중에 여유라는 성어가 있다.



이 한자는 두 부수로 나눌 수 있다.

心 + 亡

  (마음 심)          +          (망할 망)


망할 망자는 망한다는 뜻과 함께

잃는다는 뜻도 지닌다.

이런 의미에서 이 조합은 마음을 잃는다는 뜻을 지닌다.


바쁘다는 것,

마스다 씨는 남을 생각할 여유나 마음이 없어지는 것을

'바쁘다'라고 한다.


그가 젊을 때 능력이 되지 않지만 

중요한 프로젝트를 열심히 또 열심히 하던 때

바쁘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바쁜 사람, 즉 마음을 잃은 사람의 마음에 들어오는 것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이해받고 싶어하는 마음이란다.

그게 어리광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4년 전 63세였던 마스다 씨도

아직도 주위 사람을 배려할 여유를 갖는 게 어렵다고 한다.

아직 그의 나이의 반도 살지 못한 내가

이상적인 의무나 생각에서만 나온 방법을 지껄이는 것은

정말 이불킥하고 싶은 장면이다.







바쁘다는 말은 오늘 스쿼시장에서도 들었다.

지난 수요일에 참석하지 못했기에 한 회원분께서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쭤보셨다.


나 : 일이 많았어요.

회원 : 아... 바빴구나.

나 : 지난 달에는 너무 일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바쁜 게 정말 좋은 거였어요.

회원 : 맞아. 바쁜 게 좋은 거야.



아마 나는 지난 수요일에 매우 좁은 시야로 

나만, 눈앞의 것들만 바라보았을 테다.

내가 스쿼시를 하러 오지 않은 걸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일이 없는 때에도 나는 바쁘다.

해야할 일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달은 지난 달에 비해서 바빠졌다.

그만큼 남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졌다.


나는 앞서 말한 마스다 씨의 이야기를,

그 속을 좀 더 깊이 파보았다.

"무슨 마음을 잃고 있는가?"

"왜 어리광이라는 반응이 나오는가?"


내가 도달한 답은 이것이었다.

"바쁜 나는 내가 소중하다는 마음을 잃는다. 

그래서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오직 그것을 위해서 어리광을 부린다.

그리고 결국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는 마음을 잃는다."


최근의 바빴던 경험에서 나는 여러 사람에게 짜증을 냈고,

'이렇게 표현하려고 한 마음이 아니었는데...'하며 후회를 했다.

그리고 내 삶에 조그마한 구멍들이 생겼다.

바쁘다는 상황 하나만으로.


오늘 내일도 바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럴 때 내가 소중한 사람임을,

동시에 다른 사람도 소중한 사람임을

다잡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2018년 12월 22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