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화려한 벽지 뒤에 숨긴 흉측한 벽이 있다, 〈아무도 아닌〉 속 단편 "웃는 남자"
보통 소설에 기승전결이 있듯이 이 소설집은 처음에는 약한 무거움이었고 그 다음은 조금 약한 무거움이었다. 단편 하나를 거칠 때마다 그 무게가 내 마음을 짓눌렀다. 이 단편집에서 오늘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는 ‘전'에 속하는 이야기다. 내 마음을 지금껏 눈물나게 조여오는 이 단편의 제목은 〈웃는 남자〉다. 이해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 나.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온갖 얽히고 섥힌 것들을 무신경함으로 대하는 자로 여기는 나는 ‘그'를 만난다. 나를 이해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나’는 얽힌 기억을 끄집어낸다. ‘단순하자, 단순해지자', 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낡아버린 복도식 집에서. 먼저 아버지의 이야기를 상기한다. ‘나’의 아버지는 8년 전까지 목수였다. 아버지는 옳은 일을 한다는 의식이 강한 분이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