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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6.1/10]

라노벨+일본 정서=어...그렇구나…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는 올해(2019년) 초 아르테에서 나온 소설입니다. 작가 후지마루 씨가 일본에서 3년 전 한 라이트노벨을 발간하고 바로 다음 해에 내놓은 소설이 바로 이 책이죠. 아쉽게도 그때 쓴 라노벨은 1권을 끝으로 더 이상 나오지 않았나봅니다.

 

이 책은 전형적인 라노벨 식 스토리텔링과 일본 정서가 결합한 책입니다. “감성미스테리”라는 키워드를 한 인터넷 서점에서 보았는데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사쿠라는 인기 있는 동급생인 하나모리에게 한 아르바이트를 제안 받습니다. 일명 “사신 아르바이트”로 시급 300엔(약 3200원)을 받으며 죽은 자들을 만나죠. 참고로 사쿠라가 남자, 하나모리가 여자입니다.

 

이 ‘사자’들은 실제로 죽었지만 미련이 있어서 세상을 떠나지 못한 존재입니다. 유령처럼이 아니라 실제 몸을 지니고 다른 사람들과 일상생활을 하지만 미련이 해결되거나 시간이 되면 사라지죠. 이들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이미 죽은 자로 남습니다.

 

사신은 자신이 담당하는 사자와 일종의 공통 요소를 지니기에 배정이 됩니다. 사쿠라는 하나모리와 함께 사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들의 미련을 해결해주기도하고, 미션에 실패하기도 하면서 사쿠라는 그들이 고민했던 주제이자 자신의 이슈를 마주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깊은 수준으로 그것을 대하지요.

 

문득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있었습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입니다. 뭔가 제가 생각하는 일본식 정서와 라노벨의 결합의 대표적인 책입니다. 후지마루 씨의 이 책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죠. 죽음을 소재로 했다는 점과 성장기 청소년의 사랑 이야기라는 게 공통점입니다.

 

아쉽게도 평균을 웃도는 점수를 주었는데요. 무엇보다 사자가 미련을 해결한 뒤 사라지면 사람들의 기억이 그에 맞게 바뀐다는 점을 제 현실감이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사쿠라의 성장에 초점을 두어도, 소중한 관계와 삶에 집중하더라도 적당히 허구인 게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게 일본 정서를 지닌 라노벨 형식의 한계라고 보거든요.

 

그렇지만 세팅의 합리성을 너그럽게 용납하실 수 있는 분들은 더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위의 말을 거꾸로하자면 그게 일본 정서를 지닌 라노벨 형식의 특징이거든요.

 

즐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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